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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푸르고 스레이트지붕 위 파란 하늘이 곱다. 풍상의 세월, 그 흔적이 올곧이 배인 스레이트지붕이 친근하다. 반듯한 네모 모양의 동창 하나, 묵묵히 세월 지켜 온 모습이 듬직하다. 시골이면 어디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평범한 모습. 오늘은 왠지 그 모습이 반듯하고 정갈하게 다가온다. 2014. 6. 18.
우정 멀리서 뒷모습 보고 있노라니 자꾸만 궁금해진다.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우정 나눔인 것만은 분명한데 그 내용이 자꾸만 궁금해진다. 푸르디 푸른 6월의 신록도 그 내용 궁금했을까. 오늘따라 부는 바람에 미동도 없이 조용하다. 주위를 맴돌다 자리 떠나기 못내 아쉬워하는 이. 그 .. 2014. 6. 12.
호수에 뜬 아침해 앞산 너머로 떠오르던 아침해가 잔잔한 호수에 잠겼다. 상기 이른 아침해가 부지런을 피우다 실족했을까. 그만 호숫물에 잠겼다. 그 소란에 깜짝 놀랐을까. 선잠 깬 오리 한마리가 무리를 찾아 두리번 거린다. 여명에 젖어 조용하던 호수의 아침. 오늘도 이렇게 소리없는 소란으로 하루.. 2014. 6. 10.
골목길 어깨를 비켜야만 두 사람이 겨우 지나칠 수 있는 좁은 골목길. 수 많은 사람들의 애환과 발자욱을 품은 채 오늘도 서슴없이 길을 내준다. 넓고 화려한 도심거리의 뒤켠에는 지금도 이런 골목길이 있어 오가는 사람을 반긴다. 귀 기울여 그 곳에 서 본다. 세월을 거슬러 살아 온 서민들의 .. 2014. 6. 10.
전원 풍경 도시에서 멀지않은 한적한 도곡마을. 멀리 남녁 하늘에 뭉게구름이 한가롭다. 텃세 부리듯 가로지른 황토색 돌담의 경계. 그 균형을 깨며 서 있는 창고가 여유롭고, 단도리를 한 문전옥답이 반듯하다. 한가해 보이는 그 모습에 동네 고샅길 도는 내 마음도 함께 여유를 즐긴다. 이렇듯 전.. 2014. 6. 10.
시선이 머문 그 곳에는 하얀 벽에 고정된 쇠고리에 시선이 멈췄다. 고리를 중심으로 구불구불 세 갈래 금이 나 있는 모습에 시선이 멈췄다. 애초 고리가 있어 금의 중심이 되었는지, 금이 있어 고리가 중심이 되었는지. 무심히 지나칠 그 모습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려 한다. 시선을 붙잡은 그 곳에는 무언가 어.. 2014. 6. 5.
비 그치고, 구름 걷히던 날 검은하늘에 구멍 뚫린 둣 밤새 장대비가 내렸다. 거침없는 천둥소리에 마음 졸이며 한밤을 보냈다. 그러던 날씨가 아침과 함께 비 그치고 구름 걷히기 시작했다. 밤새 무슨 일 있었냐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뚝 뗀다. 먹장구름 머리에 인 능청스러운 광주천의 하늘을 보며 간밤의 마음 졸임.. 2014. 6. 2.
꽃 한송이 자연의 생명력은 항상 경외심을 갖게 한다. 돌담 위 기와지붕에 뿌리 내리고 외롭게 핀 야생화. 흙 한 줌 넉넉하지 못한 그 곳에 자리 잡을 생각을 했다니... 그곳으로 실어다 준 바람 탓하지않고 당당하게 그 곳에 터를 잡았다. 하찮아 보이는 야생화 한송이에서 자연의 끈기와 생명력을 .. 2014. 6. 2.
법당을 나서며... 마음 속에 자리잡은 번뇌와 상념을 내리고 법당문을 나선다. 마음 속 깊이 묻어 둔 염원을 진심으로 발원하고 법당문을 나선다. 수천근으로 마음을 누르던 고뇌와 번민을 사르고 법당문을 나선다. 세상의 오욕에 혼탁해진 마음 한켠에 작은 여백을 만들어 속세로 돌아간다. 2014.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