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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사의 망중한 겨울의 기세가 한풀 꺾인 듯 하다. 절기 중 가장 춥다는 대한 마저도 도통 그 힘을 쓰지 못하고 지나쳐 갔다. 이젠 봄의 계절에 들어서는 입춘도 얼마 남지 않은 듯 싶다. 만연사의 연등도 다가오는 봄의 기운을 느꼈음일까. 오늘따라 그 붉음이 한층 더하는 듯 보인다. 2014. 1. 28.
잊혀져 가는 것들 보성의 강골마을을 둘러 보다 마주한 모습이다. 편리함과 간편함을 지향하는 현대의 생활에서 이제는 사라진, 전시관에나 존재하는 술병들이다. 전통마을답게 누군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위해 담장 밑에 줄을 세워 둔 모양이다. 망가진 모습으로 서있는 모양에서 지난 세월의 흔적을 .. 2014. 1. 28.
그 해 여름의 추억 무더운 여름이 지나갔나 보다. 통바람이 들던 대문간에 놓인 평상이 오랜만에 한가하다. 평상에 둘러 앉아 더위를 피하던 동네아낙들의 수다는 어느샌가 멈추고, 허공을 가르며 한여름을 분주하게 보냈을 파리채만 할 일 없이 평상 위에서 빈둥거린다. 다들 떠난 대문간에는 그 해 한여.. 2014. 1. 24.
한지문의 그림자 산세 깊은 골짜기, 고즈넉한 산사의 정오. 겨울햇빛 따스한 법당의 한지문이 활짝 열려있다. 귀천의 구별 없이 산사를 찾은 모든이 스스럼없이 법당에 들라는 배려이리라. 낭낭히 울리는 독경소리에 나무그림자 졸음에 겨워 한지문에 드리웠다. 2014. 1. 23.
만귀정 설경 광주광역시 서창동 동하마을에 있는 만귀정의 설경이다. 소복하게 눈이 앉은 만귀정의 풍경을 오랜만에 본다. 이 곳의 설경은 볼 때마다 느끼는 그 감흥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만귀정의 사계 중 한겨울 설경이 가장 마음에 든다. 계절 따라 피어나는 화사한 벚꽃도 좋고, 화려한 연꽃도 .. 2014. 1. 22.
채움과 비움 가끔은 논의 물을 빼고 비워야 벼가 튼튼해져 태풍에 쓰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도 삶의 그릇에 물을 채워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물을 비워야 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인생은 흘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채우고 또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무엇을 채우고 또 .. 2014. 1. 20.
나만 홀로 외로이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 눈없는 겨울, 찬바람만 쌩쌩 불어댄다. 해거름의 운천저수지. 얼음 위를 웅크린 채 서 있는 연꽃줄기 하나가 눈에 띈다. 주변이 무성하던 시절의 그 많은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혼자만 남았을까. 찬바람을 피하려 웅크린 모습이 안쓰럽다. 그 모습이 애처러운.. 2014. 1. 20.
운암제 설경 중외공원 운암제의 가을풍경이 어떤 모습인지 그 궁금증을 풀기위해 찾았던 때가 지난해 늦은 가을이었다. 나름의 소박한 멋을 지닌 모습에 내심 감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내렸다. 그 여운이 가시기 전인지라 눈에 덮힌 단풍의 모습이 어떨지 눈에 밟혔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 2014. 1. 20.
광주천 설경 얼마 전, 광주에 밤새 꽤 많은 눈이 왔었다. 초저녁에 잠깐 내리던 겨울비가 밤사이 눈으로 바뀌었는지 아침에 밖을 보니 온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출근길 서두르며 잠시 광암교에서 감상한 광주천의 설경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주변에 있는데도 모두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사느라 옆눈 볼 .. 2014.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