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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과 첫눈 단풍이 채 지기도 전에 첫눈이 내렸다. 나뭇가지에 흰눈이 내린 모습이 단풍에 물든 잎새와 어울려 한겨울 설경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이런 운치가 있다. 더디 가는 늦가을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첫눈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에서 또 한계절.. 2013. 12. 17.
소녀상 화가의 작업 공간인 듯, 골목 쪽으로 큰 유리창이 있는, 아담한 화실이 있는 작은 주택이 있다. 너머에 있는 작품을 보고 싶어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작업실을 지나 하얀 쇠대문 사이로 작은 소녀상이 눈에 띈다. 손질하지 않은 작은 앞마당 그늘진 곳 한켠에 다소곳.. 2013. 12. 17.
삶의 강인함 바위와 돌 틈 사이를 얼기설기 얽혀 있는 나무뿌리를 보면서 삶의 흔적을 느낀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았을까. 단단한 바위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또 얼마나 각고의 노력과 인내를 하였을까. 나무뿌리의 꿈틀거림은 그 생명력이요, 오랜 세월 풍상을 이.. 2013. 12. 13.
연못가의 단풍잎 겨울도 얼마 남지않은 늦은 가을. 한여름 성찬을 즐겼던 잎새들은 어느새 낙엽이 되어 연못가에 떨어졌다. 올해도 소리없이 가을이 저물어 간다. 저문다는 단어에는 웬지 모를 그리움과 아쉬움이 담겨있다. 성찬과 화려함을 마음껏 즐겼음에도 미처 못다한 미련이 더 남았음인가 보다. .. 2013. 12. 12.
낙엽이 있는 소경 이제 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이 올 것이란다. 머나 먼 시베리아 벌판에 머물던 찬공기가 곧장 한반도를 향해 남하 할 것이란다. 그 동안 느긋하게 가을을 즐기던 마음이 갑자기 조급해진다. 만반의 겨울준비를 서둘러야할 모양이다. 계절의 마디엔 쉼표가 없나 보다. 이 곳은 아.. 2013. 12. 12.
담양 관방천의 노을 기대하지 않았던 관방천의 노을을 만났다. 첫눈이 내리고 며칠이 지난 주말, 집에 귀한 인연이 오셨다. 식사와 구경을 겸할 수 있는 곳은 담양이 적격이란 생각에 귀인과 함께 죽녹원을 찾았다. 일부러 시간을 맞춤이라도 한 둣 죽녹원의 관람을 마친 시간이 해거름 때였다. 오전까지 눈.. 2013. 12. 11.
길가에 가로수 옷을 벗으면 늦가을 아침. 플라타나스 가로수에 가을햇살이 들었다. 줄지어 선 플라타나스 가로수가 아침햇살에 앙상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인적 하나 없는 가로수길. 길 위에 떨어진 낙엽만이 가득 쌓였다. 왕성했던 그 여름도, 화려했던 얼마 전의 가을도 이제는 모두 지난 일이 되었나보다. 단풍색.. 2013. 12. 9.
큰대문이 있는 집 시골마을의 골목골목을 배회하다 어느 대문 앞에서 발이 멈췄다. 그 옛날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새마을사업 때나 올렸을 스레이트지붕에, 황토벽은 여기저기 부서지고 땜질한 흔적에, 벽마다 색깔은 다르고 바래고. 세월의 손때가 까맣게 묻은 큰대문과 외양간 통나무가지 살 창이 있.. 2013. 12. 8.
낙엽 위에 그림자 드리우고 낙엽과 그림자 / 행복을 끼고 사는 이 나 뿐인가 하였더니 흘러가는 물결 위에 또 다시 노니는 그대는 누구 화려한 날의 초상은 별빛이 되고 누추한 날의 초상은 달빛이 되어 물빛에 어려 차갑게 스며드는 냉가슴 하나 낙엽은 지지만 그 속 추억은 향기로 남고 그림자는 지지만 그 속 외로.. 2013.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