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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그리운 단풍 빛이란 녀석은 누구일까. 단풍과 빛은 무슨 관계일까. 단풍이 자꾸만 빛을 그리워한다. 빛은 자꾸만 단풍 곁을 맴돈다. 빛만 곁에 오면 단풍은 붉어진다. 뭇시선 아랑곳하지않고 한없이 붉어진다. 빛은 단풍과 어떤 사이일까. 2014. 10. 21.
공허 '공허'. 마을 어귀 정자를 보는 순간 든 느낌. 세월에 지친 뼈대 사이로 지나가는 퀭한 가을바람이 보였다. 떨어진 낙엽 머리에 인 채 그렇게 보냈을 한세월이 보였다. 묵묵히 겪어 낼 그의 가을이 보였다. 그에게 가을은 언제나 '공허'였다 2014. 10. 21.
저 녀석, 눈초리 좀 보소 녀석, 정말 눈 한번 맵다. 해할 이유 전혀없는 사람 쳐다보는 눈초리하고는. 상위 포식자로서의 나름 포스는 좋은데. 피아 구분을 모르는 아둔한 녀석이다. ㅉㅉㅉㅉㅉㅉ. 그래도 가을을 군림할 줄 아는 녀석이다. 2014. 10. 21.
마실길 젊은이라면 모두 대처로 나간 농촌 . 이른 가을걷이에 마을 어귀 정자가 한적하다. 정미소집 노란감은 흐드러지는데, 탐하는 이 하나 없고, 어린아이 울음소리 그친 골목길엔, 마실 나선 어머니의 발걸음만 부산하다. 2014. 10. 21.
내 마음 쪽배에 띄우고 둘 데없는 마음, 가을따라 정처없이 흘러간다. 무슨 무게 있다고 마음은 천근일꺼나.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내 마음 실어 보내면 그만인 것을. 그리하지 못하고 애꿎은 쪽배에 무거운 내 마음 실었네. (광한루에서) 2014. 10. 19.
담장 너머 홍시 담장 너머에 빨간 홍시. 담장 밖의 나. 그 사이엔 현실의 벽처럼 높은 담장이 있다. 슬픈 가을이 있다. 이별하지 않으려 애쓰는 홍시의 간절함이 있다. 2014. 10. 18.
무아 빛과 그림자. 삶 그리고 죽음. 있음과 없음. 한 줌의 구름. 무아. 그리고 나의 존재를 잊는다. 2014. 10. 18.
담장의 수채화 농촌, 골목을 걸을 때면 자꾸 담장이 눈에 들어 온다. 모양도, 색감도 가지가지. 무언가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 삶이 배어 있고,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스며 있다. 그래서 귀담아 들어 보려 한다. 비오는 날엔 특히나. 2014. 10. 17.
동네 앞 저수지엔 가을색 짙어 가는 농촌의 아침. 저수지에 잠긴 풍경이 한가롭다. 불청객을 반기는지 개짖는 소리 잦아 들고. 낚시 드리운 강태공 만이 저수지 가에서 분주하다. 2014.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