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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접사180

단풍의 정열 단풍 / 이길옥 시인 수줍음일까.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타는 속 꺼내 놓음일까. 실바람에 간지럼을 타다가 화들짝 놀라 얼굴 붉힘일까. 한여름 뜨겁게 달구어진 햇볕을 감추었다가 살짝 꺼내 놓음일까. 기다리다 지쳐 열 오름일까. 너무 짙은 화장일까. 보고 또 보아도 이해를 못해 숨 넘.. 2013. 10. 27.
맥문동과 꽃무릇 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암자에 오르는 돌계단 옆 화단 모퉁이에 맥문동과 함께 이제 막 꽃무릇이 피고 있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한 녀석들은 벌써 화려한 시절을 한참이나 보냈을 시기이다. 그래도 이 녀석들은 아랑곳함이 전혀 없는 듯 하다. 어느 누가 벌써 호시절을 보냈든 말든, 누군.. 2013. 10. 22.
꽃무릇 이른 아침, 메타스퀘어숲 속에 꽃무릇 한 그루가 외롭게 피었다. 높다란 나뭇가지 사이로 이른 아침의 햇살 한줄기가 새어 들어 꽃무릇 주변의 어둠을 밀어 낸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아침 햇살은 붉은 꽃무릇 위에서도 잠시, 황토땅 위에서도 잠시 머물다 이내 그 모습을 감췄다. 2013. 10. 4.
꽃무릇 불갑사 개울가에 노랑꽃무릇 한 그루가 외롭게 피었다. 큰나무를 벗삼아 여린 듯 홀로 서 있는 자태에서 만고풍상의 세파를 초월한 우아함과 고고함이 느낀다. 하나라는 것, 혼자라는 것에는 항상 외로움이 함께 하나보다. 물끄러미 꽃무릇 한 그루가 주는 아름다움을 보면서 마음 한켠엔.. 2013. 9. 23.
수련 수련별곡 / 김춘수 바람이 분다. 그대는 또 가야하리. 그대를 데리고 가는 바람은 어느땐가 다시 한번 낙화하는 그대를 내 곁에 데리고 오리. 그대 이승에서 꼭 한번 죽어야 한다면 그 소란에 잠시 밝았던 눈이 다시 어두워진다. 술렁임으로 멎고 다시 잠잠해진다. 캄캄한 머리를 뒤적거리.. 2013. 9. 17.
단풍 온세상이 형형색색으로 가을이 무르익을대로 익은 11월 초. 한줄기 가을빛이 겨우 드는 대나무밭 사이에서 애기단풍나무 한그루가 붉은빛 자태를 뽐내며 제철을 만났다. 스며든 가을 햇빛을 받으며 대나무를 배경 삼아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보는 이의 넋을 .. 2013.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