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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담장 어느 가을날, 한가롭게 시골마을을 거닐다 노란색이 예쁜, 남쪽으로 작은 나무창이 있는 블록담장을 만났다. 노란색이 이리도 아름다운 색이었구나. 새삼 그 색감에 반하여 나도 모르게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동안을 물끄러미 보았다. 하얀편지함이 걸려 있고, 꾸밈없이 옛스러움이.. 2013. 11. 4.
석양과 연인 상무시민공원을 종일 밝게 비췄던 하루 해가 멀리 서산으로 저물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기가 못내 아쉬운가 보다. 서녘 하늘을 붉게 물들인 해거름 낙조가 차거운 땅 위를 길게 드리웠다. 그 주위를 어린애들의 신바람에 종일 시달렸을 자전.. 2013. 11. 4.
코스모스와 잠자리 코스모스 / 윤동주 시인 청초한 코스모스는 오직 하나인 나의 아가씨. 달빛이 싸늘히 추운 밤이면 옛 소녀가 못 견디게 그리워 코스모스 핀 정원으로 찾아간다. 코스모스는 귀또라미 울음에도 수줍어지고, 코스모스 앞에 선 나는 어렸을 적처럼 부끄러워지나니, 내 마음은 코스모스의 마.. 2013. 10. 31.
울밑에선 들국화 동네 어귀 아담한 시골집 울밑 그늘진 곳에 한그루 들국화가 외로이 꽃을 피웠다. 오가는 이 누구 하나 그 존재감에 대해 관심 없이 그냥 지나쳐 간다. 그래도 그 들국화는 괘념하지 않는다. 세월을 못이겨 허물어진 담장의 처지가 못내 안타까워 묵묵히 그 곁을 지킬 뿐이다. 어쩌다 내 .. 2013. 10. 31.
도시의 숲 메말라 보이는 시멘트 구조물, 아파트가 도시 전체를 아우르며 거대한 숲이 되었다. 우리들은 그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한 고귀한 꿈을 꾼다.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저서에서 전국에 획일적 아파트를 짓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한국이 거의 유일하단.. 2013. 10. 31.
광주천 코스모스 광주천 둔치 광천교에서 광암교 사이에 형형색색의 자태를 뽐내며 코스모스가 만개를 하였다. 기나긴 무더위를 잘 견뎌 내고 도심 속에서 활짝 핀 때문일까.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이기 때문일까. 소슬이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한가로이 일렁이는 코스모스가 멀리 도시풍.. 2013. 10. 28.
단풍의 정열 단풍 / 이길옥 시인 수줍음일까. 부끄러움일까. 아니면 타는 속 꺼내 놓음일까. 실바람에 간지럼을 타다가 화들짝 놀라 얼굴 붉힘일까. 한여름 뜨겁게 달구어진 햇볕을 감추었다가 살짝 꺼내 놓음일까. 기다리다 지쳐 열 오름일까. 너무 짙은 화장일까. 보고 또 보아도 이해를 못해 숨 넘.. 2013. 10. 27.
해거름의 광주천 코스모스 만개한 가을 어느 해거름 무렵의 광주천! 바람 한 점 없이 포근한 날의 광주천엔 잔물결 하나 일렁임이 없다. 그 위로 아파트와 주변 풍경이 잠기는데도 미동 조차 없다. 붉은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는 해거름 즈음. 하루의 마지막을 고하는 태양의 황금빛 정염이 소리없이 다가.. 2013. 10. 27.
돌담길 후원으로 통하는 정갈한 돌담길 옆으로 푸른 대나무가 있어 호젓하고 정겨워 보이는 후원길이다. 이 길을 통해 아낙네들의 내밀한 얘기가 돌담을 넘어 마을로 옮겨 갔을 것이다. 그런 돌담길에 사람의 왕래가 뜸하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조용하다 못해 고즈넉해 보인다 2013.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