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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머문 곳212

단풍은 낙엽이 되어... 낙엽의 시 / 황금찬 거리의 낙엽이 발을 묻는다 그 낙엽을 밟으며 가고 있다 어디쯤에서 발을 멎을지 나는 그것을 모른다 여름을 잎, 그늘에서 노래하던 매미와 나비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비어가는 가지에 눈같이 쏟아지는 저 허무감 계절이 바뀌면 이 가지에 잎이 새로 피리라 종달새.. 2013. 12. 5.
가을단풍은 핏빛이었다. 절정의 내장산 가을단풍은 누군가가 가슴의 응어리를 피로써 토해 내어 그 곳에 붉은물을 들인 듯 선홍색 핏빛이다. 온 힘을 다해 피로써 선홍색 핏빛으로 물들인 가을단풍을 그냥 아름답다고만 할 수 있을까. 한 순간의 짧은 정열을 위해, 그 시간의 정점에 닿기 위해 꾹꾹 참아 온 그 붉.. 2013. 11. 25.
존재의 이유 때 이르게 떨어진 낙엽 하나가 아파트담장 철조망을 의지해 안간힘을 쓴다. 어쪄다 이리도 빨리 생을 마감하고 월담 막으려고 쳐 놓은 철조망에 걸려 안간힘을 하는걸까. 낙엽 되기 전의 화려했던 지난 날을 회상하며 마지막 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부는 바람에 살랑거리며 생의 .. 2013. 9. 26.
비울 공 비운다는 것!! 쉽지가 않다, 하나의 상념을 깨면 또 다른 상념과 맞닥뜨리고, 그 상념을 깨면 또 다른 상념이 기다리고 있고..... 당간주 사이를 반복해 이어지는 둥근원의 형상. 무심히 구멍을 통해 원의 끝을 보노라니 일상속에서 끈임없이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는 상념과 같다는 생각이 .. 2013. 9. 26.
세상 밖을 바라본다. 복개다리 어둠 속에서 바깥세상을 본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바깥세상과는 달리 이 어둠 속이 왠지 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과 부대끼고 소통하며 살아감이 당연함에도 태양이 비추는 그 세상으로 선뜻 발걸음 하기가 망설여진다. 분명 희망만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일 .. 2013. 8. 26.
겨울의 반영 하얀 첫눈이 소복하게 내린 날, 산책 겸 설경을 구경하기 위해 상무도심을 자리한 5.18공원을 찾았다. 눈이 내린 날엔 온세상이 하얀눈에 덮여 그 동안의 자잘한 흉허물들을 모두 감추고 천하가 얼굴에 화장을 한 듯 깔끔해진다. 흐르는 물로 미처 얼음이 얼지 못한 인공연못에 몸매를 들어.. 2013.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