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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100

갈무리 비 그치고 장독대로 나섯다. 빗물 항아리에 가을 있을까 하여. 길잃은 낙엽이 왔을까 하여. 콩닥이는 마음에 발걸음이 더디다. 단풍이 있었다. 숨넘어 갈 듯 고운 단풍이 몰래 들어 있었다. 가을 갈무리하려 몰래 숨어 있었다. 2014. 10. 31.
단풍 나그네 가을비, 아스팔트 빗물 위에 가을이 잠겼다. 단풍 나그네, 고단한 가을 여행길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아파트에 반기는 이 하나 없어도, 나그네는 유유자적 한가롭구나. 2014. 10. 28.
일출 오늘도 해는 떴다. 안개가 온세상을 덮었음에도 어김없이. 게으른 자, 아침해와 눈맞춤이 오래만이다. 그 게으름 세월 가도 변하지 않는구나. 무등산 일출. 깊어가는 가을 아침. 짚봉산 자락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운치 있어 좋다. 2014. 10. 24.
단풍과 여인 가을비 내린 탓인지 계절이 줄달음을 친다. 단풍이 드는 듯 하더니 어느새 낙엽되어 뒹군다. 이제서야 가을 화두 잡을려는데. 느긋하던 마음 금새 조급해진다. 이렇게 쉬이 가면 안되는데. 이리 가면 안되는데.... 2014. 10. 23.
내 마음 쪽배에 띄우고 둘 데없는 마음, 가을따라 정처없이 흘러간다. 무슨 무게 있다고 마음은 천근일꺼나.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내 마음 실어 보내면 그만인 것을. 그리하지 못하고 애꿎은 쪽배에 무거운 내 마음 실었네. (광한루에서) 2014. 10. 19.
담장 너머 홍시 담장 너머에 빨간 홍시. 담장 밖의 나. 그 사이엔 현실의 벽처럼 높은 담장이 있다. 슬픈 가을이 있다. 이별하지 않으려 애쓰는 홍시의 간절함이 있다. 2014.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