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골목골목을 배회하다 어느 대문 앞에서 발이 멈췄다. 그 옛날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새마을사업 때나 올렸을 스레이트지붕에, 황토벽은 여기저기 부서지고 땜질한 흔적에, 벽마다 색깔은 다르고 바래고. 세월의 손때가 까맣게 묻은 큰대문과 외양간 통나무가지 살 창이 있는 정겨운 시골집의 정경. 현대의 바쁜 삶 속에서 부지불식간 자신도 모르게 잃어버린 과거 속의 기억 한자락. 빼꼼이 대문안으로 고개를 디밀고 잃어버린 그 기억 한 올을 찾는다. 그리고 조심조심 당기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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