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이 드문 고즈넉한 암자에 오르는 돌계단 옆 화단 모퉁이에 맥문동과 함께 이제 막 꽃무릇이 피고 있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한 녀석들은 벌써 화려한 시절을 한참이나 보냈을 시기이다. 그래도 이 녀석들은 아랑곳함이 전혀 없는 듯 하다. 어느 누가 벌써 호시절을 보냈든 말든, 누군들 자기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든 말든, 보아 주든 말든, 계절이 먼저 지나갔든 말든..... 그늘진 모퉁이 한 곳을 묵묵히 지키며 오로지 자기만의 세계에 충실하고 있다.
자연과 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