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눈없는 한파가 닥친 겨울아침에 이른 산책이라니. 일찍 뜬 눈에 눈망울 굴리기 싫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신학대학교 평생교육원 산책에 나섰다. 털모자, 장갑까지 채비를 했는데도 바람은 칼끝처럼 온몸 구석구석 틈을 파고든다. 기세등등하게 맹위를 떨치는 한파에 주눅이 단단히 든 탓일게다. 앙상한 가지를 한 체 늘어선 나무들, 그리고 하얀색 아파트가 서로 겹치면서 삭막함으로 다가온다. 마음까지 추워지는 겨울아침이다.
'도시 소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그리고 사람 (0) | 2014.05.16 |
---|---|
자아를 찾아서 (0) | 2014.02.04 |
겨울 길목의 도시풍경 (0) | 2013.12.19 |
소녀상 (0) | 2013.12.17 |
시간과 공간의 공존 (0) | 2013.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