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않아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질 도시재개발이 예정된 어느 골목길. 더위를 식히는 여름비가 그치고 골목엔 습한 공기로 가득하다. 비가 그친 것을 모르는지 빨간우산을 든 할머니 한 분이 느린 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신다. 주변이 군데군데 빈집으로 어수선하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이 곳을 쉽게 떠나질 못하신다. 한평생의 터전인 이 곳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못내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할머니의 처진 어깨의 무게 만큼이나 귀가길 너머로 보이는 아파트가 큰 장벽 처럼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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