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골짜기에 겨울 잔설이 조금 남아 있는 것이 봄도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겨울끝자락. 무등산 서석대를 오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기 전 잠시 숨을 고르며 장불재를 조망해 본다. 하늘이 맑아 옅게 낀 구름 사이로 멀리 월출산이 보이고 그 주변을 올망졸망 늘어 선 산봉우리들이 키놀음을 한다. 막힘이 없는 이 곳에서 사방을 둘러 보며 감상하는 장쾌한 풍경은 그 자리에 서 보지 않으면 그 느낌을 실감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