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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풍경310

갯벌의 경계 갯벌을 가로 질러 경계가 있다. 누군가의 왕래를 막는 용도인 것 같은데 알 수가 없다. 울타리가 아닌, 듬성듬성 처진 그 경계의 쓰임새가 사뭇 궁금하다. 살면서 자꾸 세우고 있는 우리 마음속의 경계는 아닐런지. 잠시 갯벌의 경계를 바라다 본다. 2014. 5. 8.
동행 바쁨이 있나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친구와의 동행길에 서두름이 묻어 있다. 솔바람, 솔잎 부비는 소근거림 숲속에 가득한데. 서두르는 발걸음엔 대화가 없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등짐 내려보세. 귓가에 맴도는 자연의 소리 아련히 들릴껄세. 2014. 4. 21.
산수유꽃 정원 한켠에 산수유꽃이 피었다. 봄의 관심이 모두 매화에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문없이 피었다. 노란 화사함에 눈망울 크게 뜨고 바라보니 수줍음에 한켠에 비켜 서 있었다. 올봄에도 산수유꽃은 소리없이 피었다. 2014. 3. 28.
마음을 씻다 "세심정" 정갈한 물 한모금에 마음을 깨끗하게 씻는 곳. 마음에 쌓인 세속의 더러움을 물 한모금 목에 넘기며 그 만큼만 씻어내란다. 허투로 여긴 물 한방울에도 불가에서는 이렇듯 소중한 의미를 둔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마음수양이란다. 의미를 되새기며 한모금 물만큼이지만 깨끗하.. 2014. 3. 5.
연꽃 향연이 끝난 그 자리엔 그 여름, 성대한 연꽃의 향연이 막을 내렸다. 박수치며 열광하던 관객들은 향연이 끝나면서 썰물처럼 그 자리를 떠났다. 앵콜의 환호와 기립박수소리가 사라진 그 객석에는 공허만이 남았다. 향연이 끝난 그 자리엔 무대 위에서 혼신을 다한 꽃광대의 무거운 침묵만이 남았다. 2014. 2. 10.
자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무심에 젖은 쪽빛 바다에 길다란 흔적을 남긴다. 세상에 왔다가 찰나와 같은 촌음의 시간을 살다가는 인생. 그 인생을 살아 온 자리엔 어떤 흔적이 남아 있을까. 쪽빛 바다에 남겨진 흔적을 보면서 불현듯 자유가 그리워진다. 2014. 2. 4.